테슬라 기가 팩토리는 전기차 대중화를 가져올 것인가?

테슬라가 최근 기가팩토리를 열었습니다. 광활한 부지에 공장을 계속 지을 예정이지만, 우선 배터리를 위한 공장부터 가동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http://www.ki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522

테슬라는 기가팩토리가 배터리 가격을 30% 이상 낮출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하여 가격을 낮추어야 하는데, 주요 부품인 배터리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 기가팩토리의 1차 목표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로봇 등을 사용하여 '하나의 기계'처럼 공장을 설계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규모의 경제도 비용을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가팩토리가 그렇게 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현재 모델S 중에 배터리 용량 60kWh인 모델의 가격은 66,000달러입니다. 이를 30,000~35,000 달러 정도로 내리면 대중화가 가능할 것으로 테슬라는 보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배터리 제조비용은 여러 얘기들을 참고하면 현재 kWh당 200불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60kWh이면 12,000달러입니다.

30%를 낮추어도 4000불 정도가 내려가는 정도입니다. 상당한 금액이지만 차량 가격에서 6% 정도를 내릴 수 있을 뿐입니다.

사실 배터리 가격을 1만달러, 즉 80% 이상 절감한다고 해도 차량가격은 56,000 달러입니다. 3만불 수준에는 거리가 멉니다.

즉, 배터리 제조 비용 혁신은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테슬라가 전기차 대중화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20세기초에 헨리 포드가 모델 T로 자동차 대중화를 한 것과 비교하며 생각해 봅니다.

1. 다양성 최소화

테슬라는 비교적 여러가지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옵션도 꽤 있습니다. 대중화를 위해선 과감하게 종류를 줄여야 합니다. 옵션도 최소하해야 합니다.

일부 경영 전문가들이나 언론은 "지금은 IT로 소비자와 공장을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 있고 로봇 등 활용으로 다양성을 제공하면서도 생산성을 희생하지 않을 수 있다"라는 얘기를 합니다.

저는 그 의견을 회의적으로 봅니다. 다양성에 따른 복잡성은 소비자와 공장을 연결하고, 공장을 자동화하는 문제만이 아닙니다. 다양한 재고를 준비해야 하고, 복잡한 공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매뉴얼 하나, 상품 카탈로그 하나도 복잡해집니다.

최대한 모델을 줄이고, 옵션도 줄여야 합니다.

2. 디자인 단순화

테슬라도 일부 기사에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차량의 외형이 복잡하거나 멋있어질수록 제조는 어려워집니다.

페라리나 람보기니 등 비싼 스포츠카들이 비싼 한 이유는 차의 곡선면입니다. 일반 차와 달리 굴곡진 곡선면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입니다.

고급스러운 내부의 경우에도 부품의 가격도 문제지만, 디자인이 조립 생산에 어렵게 되어있으면 생산성을 낮추게 됩니다. 만드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불량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디자인은 멋있되 단순해야 합니다.

3. 제조의 개선과 혁신을 위한 제휴

테슬라는 현재 100년전 자동차 산업 태동기의 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많이 만들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공장의 용량은 50만대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만든 것은 작년에 5만대뿐이 안 됩니다.

http://uk.businessinsider.com/tesla-has-to-overcome-a-major…

즉, 자동차 제조 자체에 개선을 많이 해야 합니다. 테슬라도 이 문제를 인식했는지 아우디 임원을 올해 스카우트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수십년간 해온 시행착오를 이렇게 몸소 다 하는 것이 꼭 필요한 과정인지 의문입니다.

학습곡선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뭐든지 많이 만들다보면 싸게 만들 실력이 생긴다, 즉 생산성이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보다 구조가 단순하다고 하여도, 테슬라가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겪은 학습곡선을 몸소 다 거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일반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에서 더 적극적이 되면 누가 더 빨리 '대중화'에 성공할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중국회사들은 테슬라와 달리, 테슬라가 보기엔 장난감에 가까울 매우 저렴한 차를 만들어서 실제 수요가 더 많기 때문에 학습곡선도 빠르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기존 자동차 제조 업체와 제휴하는 것이 전기차 대중화에 더 빨리 성공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테슬라의 자세한 비용 구조를 모르고 쓴, 가설적인 글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왜 버라이즌은 야후를 인수했을까?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이 야후의 주요 자산을 인수하였습니다. 야후가 갖고있는 타회사 지분을 제외한 사실상 본업 전부입니다. 야후는 이로써 투자회사가 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통신사 버라이즌은 왜 콘텐트 사업에 진출하려 할까요? 어떤 전략적 의미가 있을까요?

전방사업, 즉 고객들의 사업에 진출한 것입니다. 고객의 경쟁사가 되었습니다. 넓게 보면 일종의 수직 계열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직결합을 통하여 고객을 위한 혁신기회가 있다면 이 전략은 의미가 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야후 독자들에게 버라이즌 통신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거나 버라이즌 통신 고객들에게 야후의 서비스를 차별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전체 콘텐트 중 일부에 불과한 야후를 가지고 큰 시너지가 나올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보다 현실적인 이유로 저는 상장기업으로서의 성장 압박을 생각합니다. 상장기업, 특히 지배주주가 이 지분이 분산된 기업의 경우, 최고경영자는 주식시장에 자신의 실적을 보여야 하는 심한 압박에 시달립니다.

인수합병은 이런 CEO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야후같이 유명한 브랜드를 인수하는 경우 미디어의 주목과 스토리가 더해집니다.

다만, 이런 스토리에 너무 취하여 실질적인 가치, 전략적 시너지를 고민하지 않을 경우 화려하지만 허황된 딜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딜도 몇년 지나면 어느쪽이었는지 알 수 있으리라 봅니다.

록펠러의 두 얼굴

"저가 공세로 경쟁사를 차례차례 무너뜨리는 등 온갖 편법과 불법을 서슴지 않아 그의 재산에는 항상 ‘더러운 돈’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원한을 산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지 그는 항상 침대 곁에 총을 두고 잤다고 전해진다. 결국 미국 정부는 1911년 독점금지법(Anti-trust act)을 만들어 ‘스탠더드 오일’을 34개사로 쪼갰다. 그 결과 지금의 엑손모빌, 셰브런 같은 굴지의 석유 기업이 생겨났다."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7/15/2016071501173.html

석유왕 록펠러의 5대손 관련 조선일보 기사의 한부분입니다. 정확히 그렇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1. "저가 공세로 경쟁사를 차례차례 무너뜨리는"

이 방식의 대표는 predatory pricing (약탈적 가격 정책). 록펠러의 스탠다드 오일이 이렇게 했다고 이야기되어 왔습니다.

Predatory pricing이 되려면 두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우선 생산비용 이하로 가격을 매겨야 합니다. 손실이 크지만 돈이 많은 회사는 이를 견딜 수 있고, 약한 회사가 퇴출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둘째로, 경쟁사들이 퇴출되어 독점이 되면 경쟁하던 때보다 가격을 더 올립니다. 그래서 독점적 이윤을 취합니다.

록펠러의 스탠다드 오일은 둘 다 해당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가격을 낮춘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이익을 보는 수준의 가격이었습니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스탠다드 오일 전성기에 석유 가격은 떨어졌습니다.

스탠다드 오일은 단지 경쟁사보다 비용을 더 낮추는 데에 성공했고, 이를 가격에 반영하였고, 비효율적인 경쟁사는 점유율을 잃거나 퇴출되었다라고 보는 것이 사실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2. "원한을 산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지"

이 말도 설명이 필요합니다.

록펠러는 경쟁자에겐 악몽이었습니다. 석유 정제 기술과 운송에서의 혁신을 거듭하여 우수한 품질을 낮은 가격에 제공하였습니다. 경쟁자들의 점유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겐 좋았습니다. 석유 가격은 1870년 26센트에서 1885년 8센트로 떨어졌습니다.

당시의 소비자들도 그에 대한 평가가 썩 우호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전례없는 부자가 된 그에 대한 의심과 경쟁자들의 험담도 영향을 주었겠죠.

변치 않는 사실은 그가 석유의 대중화에 대단히 큰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난방과 조명의 수단이 되었고,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는 동력인 내연기관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자동차 대중화도 이 결과물입니다.

이런 유형의 혁신가는 경쟁자에게는 피도 눈물도 없고, 대중에게는 나이스한 사람들입니다. 록펠러는 동업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을 위하여 정유를 하므로, 싸고 좋게 만들어야 합니다."

혁신가의 두번째 과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날개 달린 것처럼 팔리기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순식간에 히트상품이 되는 것은 정말 운좋은 소수의 신데렐라들일 뿐입니다.

마케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혁신가의 마케팅은 기존 제품의 마케팅과 매우 다릅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발판이 되어줄 고객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 사업에 신규진입한 경우 또는 스타트업일 경우 브랜드 인지도 낮아서 더 어렵습니다.

혁신의 마케팅에서 핵심 과제는 초기 고객을 찾는 것입니다. 아무도 우리 제품을 안 쓰는데 용감하게 써보는 고객. 초기투자자를 엔젤이라고 부르지만, 초기 고객도 그에 못지않게 엔젤이라는 말이 어울립니다.

초기 고객은 보통의 소비자들에게 "아 저 제품 써도 되는 거구나"라는 인식을 줍니다. 아무도 안 쓰는 걸 쓴다는 막연한 불안감, 품질의 못 미더움,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제품에서는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체면("뭐 이상한 걸 쓰고 그래?")을 덜 걱정하게 해줍니다. "누구누구도 쓰는데요"라고 답힐 수 있는 거죠.

많은 사람이 아니라 소수의 혁신적 소비자, 엔젤, 귀인을 찾는 것. 혁신가의 두번째 과제입니다.

https://www.facebook.com/yeongmin.hong.9/videos/598290640182725/

왜 우리 회사는 항상 A사를 따라 할까?

차별화를 해라, 남과 달라야 한다라는 책이나 칼럼이 넘칩니다. 하지만 실제로 기업에서는 선두 회사의 새로운 제품이나 가격 정책을 조사하여 따라 가는 일이 많습니다. 가격을 올릴까 내릴까의 결정을 두고 "(업계 선두인) A사는 어떻게 하려고 하나?"를 묻고 우리도 거기에 따라 하자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이렇게 이론과 행동이 따로 노는 것일까요?

이론이 실천되지 않는 것의 첫번째 가능성은 이론이 맞지 않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든 예의 경우, 회사의 임원이나 간부들은 실제로 차별화 하는 것이 옳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렇게 용기를 내서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상적인 회사라면 차별화를 시도하여서 결과가 나쁘더라도 그런 시도 자체를 칭송받겠지만, 현실에서는 한번의 실패에도 큰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그래서 임원 간부들은 회사의 장기적인 이익보다 자기 자신의 생존을 우선시 하게 되는 것입니다. 윗사람이 왜 그렇게 했냐고 물었을 때, "A사가 그렇게 합니다"라는 답변은 회사를 도약시키지도, 상사에게 큰 칭찬을 받게 하지도 못하지만, 내 경력을 끝내는 최악의 경우를 가져다주지는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영자는 말로만, 책으로만 혁신과 차별화를 얘기하지 말고, 실제로 그런 시도를 한 사람들을 우대하고 보호해야 합니다.

(추가 - 차별화와 혁신만이 좋은 전략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혁신자와 비슷한데 좀 더 싸게, 좀 더 좋게 하는 것이 좋은 전략인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한 것은, 말과 행동이 불일치하는 것의 문제입니다.)

세계화, 자동화, 그 후

아디다스가 독일에 로봇 공장을 짓고 2017년부터 신발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http://m.news.naver.com/read.nhn?oid=421&aid=0002103314

로봇을 사용하므로 높은 국내 임금의 영향을 덜 받고, 이동과 창고 보관 비용도 줄어들 것을 기대한다고 합니다.

지난 수십년간 글로벌화 전략의 중심이었던 저임금 국가로의 생산기지 이전은 과도기적인 현상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산성이 오를수록 인건비 차이는 덜 중요해집니다. 로봇을 사용한 자동화는 그 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필요없어지면 인건비 차이는 무의미합니다.

자동화가 끝일까요? 그 다음은 없을까요? 짧은 페북 글로 얘기하긴 조심스럽지만, 저는 제조업의 비중 자체가 점점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현대 제조업은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통해 수요를 늘려왔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쓸만한 중고 제품이 많아졌고, 폐기물은 환경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점점 소유하기보다 빌려 쓰는 사람이 많아지면, 이런 패턴은 유지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빌려주는 사업자는 소비자보다 제품을 오래 쓰고 싶어할 수밖에 없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죠.

물론 새로 생겨나는 혁신적 제품에선 고성장이 있겠지만 제조업 전반으로 보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제조업 외에 무엇이 커질까요? 콘텐트가 유력한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좁은 의미의 콘텐트는 글, 그림, 소리, 영상이지만 넓은 의미의 콘텐트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포함 모든 분야에 녹아 있습니다.

콘텐트를 만드는 일. 그것이 제조업 이후의 큰 흐름일 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