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의 경쟁력

"이 사업을 구글이나 네이버가 하면 금방 따라잡히는 것 아닌가요?"

차별적인 경쟁력이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스타트업이나 신규사업이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모방하기 어려운 기술을 가졌거나 특허가 있다면 자랑스럽게 답하겠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이나 신사업 담당자로선 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이지만, 먼저 했을 뿐입니다. 자괴감도 듭니다. 아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정말 그럴까요? 모방하기 어려운 기술이나 진입장벽이 없는 스타트업은 경쟁력이 없을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구글은 처음부터 차별화된 검색기술을 바탕으로 했지만, 페이스북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도미노피자, 달러쉐이브 클럽은 게다가 이미 대기업이 있는 시장에서 원래 있는 걸 배달해서 파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도, 선두주자들은 경쟁력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게 뭘까요? 몇가지를 들어보겠습니다.

1. 시장에 대한 인식의 차이

이런 시장이 있음을 남들보다 빨리 인식한 것 자체가 경쟁력입니다. "삼성이 들어오면"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삼성이 모든 시장에 다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대기업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기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장을 보는 시각의 차이 때문입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도 기존의 대형 보험사들은 한동안 관망했습니다. 저게 될까? 부정적이었습니다. (기존의 오프라인 사업모델과의 갈등이 두려운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시장 잠재력을 인식을 하고도 주저하게 합니다.)

소셜네트워크가 이렇게 전세계 사람들이 쓰는 중요한 시장이 될 줄 대기업들은 처음엔 몰랐습니다. 창업자, 그리고 소수의 투자자들만이 그런 비전을 공유했습니다.

혁신자가 더 뛰어난 통찰력이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더 깊이 고민한 결과입니다. 남들은 무관심하여 깊이 생각하지 않은 문제를 더 들여다 본 것입니다. 아 이게 큰 문제구나. 이렇게 해결해주면 사람들이 좋아하겠구나. (종종 자신의 비전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투자자나 상사를 탓하는 혁신자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문제입니다. 설득은 어려운 일이고 해결은 혁신자의 숙제입니다.)

그 인식의 차이가 소위 선도자의 우위(early mover advantage)를 만들 시간을 벌어줍니다. 어떤 우위냐고요? 이어서 설명합니다.

2. (크고) 작은 노하우들

남들보다 앞서간 시간에 선도자는 노하우를 쌓아갑니다. 사업모델의 변경이나 필요기술의 획득 등 큰 노하우도 있일 수 있지만, 대부분 소소한 것들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청소 서비스라도 실제로 해보면 많은 문제들이 있을 겁니다. 어떻게 직원들이 성실하게 청소를 하게 할지, 청소용구는 무엇이 좋은지, 어떻게 구역을 나눠야 할지 등.

누적 생산량에 따라 단위 비용이 떨어진다는 경험곡선이라는 개념도 있지만, 노하우는 비용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버튼 하나를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매출이 출렁거림을 발견해갑니다. 페이스북은 사진을 보여줄 때와 텍스트를 보여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 갑니다.

이런 소소한 노하우가 후발 진입자와의 차이를 만듭니다. 후발 진입자들은 '저렴한 청소 서비스'라는 사업모델은 따라할 수 있지만, 이런 드러나지 않은 자잘한 노하우를 몰라서 애를 먹습니다.

3. 네트워크 외부 효과, 스위칭 코스트

열심히 해서 그런 소소한 문제들을 먼저 해결해 간 회사는 고객의 인정을 받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성장가도를 달리게 됩니다.

고객들은 소소한 편리성을 알기 때문에 어지간해선 다른 회사로 옮겨가지 않습니다.

네트워크 외부 효과까지 있으면 더욱 그렇습니다. 카카오톡이나 파워포인트처럼 남들이 써야 이 제품을 쓰는 가치가 있는 서비스가 그렇습니다.

새로이 시작한 또는 시작할 사업의 경쟁력이 걱정된다면, 이렇게 생각하십시오. 우리가 먼저 시작한 것 자체가 경쟁력이다. 그리고 열심히 하다보면 경쟁력이 더욱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