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장의 혁신 가능성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나? (1) 사진과 골프채

19세기에 처음 등장한 사진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림은 아무리 훌륭한 화가가 그려도 실제와 같지 않았지만, 사진은 실제와 정말 똑같았습니다.

하지만 초기 사진 기술은 매우 불편하였습니다. 빛을 피하기 위하여 천으로 둘러 쌓인 큰 사진기에 머리를 밀어넣어야 했습니다. 화학물질을 바른 유리판을 집어넣어야 했고, 촬영이 끝나면 사진을 현상하는 암실작업을 하여야 했습니다. 이 과정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너무 어려워서 전문가들만 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바꾼 것은 미국의 조지 이스트먼이었습니다. 그는 새로운 제품인 롤필름을 바탕으로 1888년에 코닥을 설립하였습니다.

이제 사진을 찍을 때마다 큼직한 유리판 한개씩을 화학물질을 발라서 쓰는 것이 아니라, 돌돌 말려있는 작은 필름을 사진기에 넣고 수십 장을 찍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사진기도 갖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작아졌습니다.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어려운 현상과정을 소비자들이 할 필요 없이 코닥에서 해 주었습니다. 사진을 다 찍은 후에 사진기나 필름을 코닥 공장으로 보내주면, 코닥이 현상을 한 사진을 보내주었습니다. 코닥은 “당신은 단추만 누르세요. 나머지는 저희가 하겠습니다”라고 이 서비스를 홍보하였습니다.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코닥은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사진은 대중화되었고, 코닥은 사진을 상징하는 대기업이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경영전략에서 어떤 시장이 매력적인가는 시장의 성장률, 규모, 수익성 등으로 따졌습니다. 그리고 그 시장의 기존 업체들과 비교해서 우리가 핵심역량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가졌는지를 판단하여 전체적인 사업 타당성을 평가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판단했다면 코닥은 사진 시장에 들어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진 시장은 아직 매우 작은 시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외부적 매력도와 내부적 역량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매우 합리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요소가 하나 빠져있습니다. 그것은 혁신가능성입니다. 작은 시장, 성장률이 낮고 수익성이 좋지 않은 시장,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시장에서도 혁신을 통해 고성장을 누린 회사들은 계속 있어왔습니다. 조지 이스트먼은 이런 시각으로 사진 시장에 뛰어들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혁신가능성이 시장 규모나 성장율과 달리 눈에 보이는 데이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혁신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것이겠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아이디어가 없을 때에 시장의 혁신 가능성을 판단할 수는 없을까요?

혁신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에 도움되는 두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고객이 많이 있나?”입니다. 둘째는 “시장 내에 큰 비효율이 있나?”입니다. 이 두 질문으로 모든 혁신 가능성을 다 판단하지는 못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19세기말의 사진 시장은 분명히 불만족스러운 고객이 많았습니다.

"만족하지 못한 고객이 있나?"라는 질문으로 성공한 또 한가지의 혁신을 보겠습니다.

엘리 캘러웨이는 섬유업계에서 오래 일한 후에 와인 농장을 운영하였습니다. 1982년 와인농장을 매각하고 잠시 은퇴생활을 즐기던 그는 마음에 드는 골프채를 만드는 회사를 인수하여 다시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63세 때였습니다.

캘러웨이 골프는 빠르게 성장하였지만, 1989년까지도 10위권에 들지 못하는 매출 1천만불의 비교적 작은 업체였습니다. 하지만 불과 3년후인 1992년에 캘러웨이는 1억불 매출과 함께 골프채 업체 중 1위가 되었습니다.

골프를 취미로 즐긴 캘러웨이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마음을 잘 알았습니다. 골프를 쳐 본 사람들은 누구나 드라이버를 들고 티 앞에서 스윙을 하기 전의 느낌을 알 것입니다. 사람들은 다 나를 쳐다보고 있는데, 잘 못 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됩니다. 보통의 아마추어라면 안쪽이나 바깥으로 휘어나가는 공은 보통이고, 땅을 치고 헛스윙을 하기도 합니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습니다. 그래서 캘러웨이는 1번 드라이버를 "사람들이 골프백 안에서 가장 두려워하고 가장 덜 좋아하는 클럽”이라고 하였습니다.

캘러웨이는 사람들이 이런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고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빅버사라는 드라이버를 개발했습니다.

전통적인 나무 드라이버는 작아서 맞추기가 어려웠고, 공을 헤드의 중심점에 정확하게 맞혀야만 제대로 공이 뻗어나갔습니다. 빅버사는 헤드를 크게 하였고 철제로 만들어서, 중심점에 정확히 맞지 않아도 공이 잘 뻗어나가도록 하였습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열광하였습니다. 모처럼 나온 골프장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쭉쭉 뻗는 공을 보면서 마치 프로가 된 듯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처음엔 꺼리던 프로들도 점차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고객들의 좌절을 해결해준 혁신으로 캘러웨이는 단숨에 업계 선두의 회사가 되었습니다.

혁신 가능성이 있는 시장인지를 알려면 우선 첫번째 질문을 생각하십시오. "불만족스러운 고객들이 많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