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Market Fit (2) 어떻게 찾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Product Market Fit을 이룰 것인가? PMF는 10년도 안 된 새로운 개념으로서 확립된 방법론은 없다. 창의적인 속성상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론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사례와 경험으로 볼 때 참고할 만한 지침은 있다. 이는 다음의 몇가지 질문으로 표현할 수 있다.

1. 어떤 문제인가?

모든 혁신은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이다. 그러므로 문제의 적절한 정의는 혁신의 가장 근본적인 첫걸음이다.

명함관리는 귀찮은 일이다. 쌓여가는 명함을 보면서 ‘언젠가 정리해야 하는데’ 생각한 경험은 몇 년 전까지 대부분의 사회인들이 갖고 있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명함을 관리해주려는 시도는 많이 있었다. 대부분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사용하였다. 명함을 사진으로 찍으면 앱이 텍스트로 바꾸어 주었다. 하지만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래서 앱이 저장한 내용을 또다시 보면서 수정해야 했다. 사람들은 그럴 바에는 직접 입력하거나 그냥 명함첩을 사용하였다.

2014년에 출시된 리멤버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오류를 없앴다. 사진을 찍으면 서버에 올리고, 명함 이미지를 보면서 사람들이 입력하는 방식을 썼다.

“어떻게 하면 오류가 없는 OCR 앱을 만들까?”라고 문제를 정의했다면, 지금의 리멤버는 없었을 것이다. 리멤버는 “어떻게 명함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기에 새로운 발상이 가능했고, 사용자가 200만명, 저장 명함이 1억장에 달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인지 적절히 정의해야 한다.

2. 의미 있는 문제인가?

제품이 안 팔리면, 문제는 아는데 해결책이 불완전해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문제에 도전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우리는 많은 고객들이 겪고있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다.

1999년 소니가 출시한 애완 로봇 아이보는 초기에는 높은 관심과 판매를 보였다. 강아지처럼 생긴 이 로봇은 마치 실제 반려견처럼 공을 던지고 가져오라면 가져오고, 쓰다듬어주면 반응하고,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관심은 지속되지 못하였고, 결국 2006년에 생산을 중단하였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기대한 것처럼 애완견을 대체하지 못한 것이었다. 반려 동물처럼 먹이고 건강관리해줄 필요가 없어서 유지 비용은 적게 들지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려 동물에게 느끼는 마음을 로봇에게서 느끼지 못하였다.

로봇,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처럼 기술이나 트렌드의 화두를 기초로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 무슨 문제를 해결하는지 불분명한 제품을 만드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구글 글래스도 웨어러블이라는 화두에서 뭔가 보여주기 위해 만든 제품에 가까웠다.

‘의미 있는’ 문제라는 것은 시장이 없는 경우뿐 아니라 너무 작은 경우를 포함한다. 오직 한둘의 고객에게만 있는 문제이고 그 소수의 고객조차 어쩌다 한번 겪는 문제라면, 사업적으로는 의미 없는 문제다.

3. 해결책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문제를 정의했으면 해결책을 떠올려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이다. 왜 이 해결책이 기존에 있는 대안들보다 문제를 더 잘 해결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잘 기획된 제품이라고 해도, 아직은 가설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인터뷰나 설문조사 등 시장조사를 했다고 하여도, 제품이 실제로 검증이 되기 전까지는 가설이다.

4. 어떻게 가설을 검증할 것인가?

신제품을 기획한 사람은 빨리 이 훌륭한 제품을 출시하여 소위 대박을 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서 마케팅과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제품도 많이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접근이다.

필자가 자문을 했던 한 제조업체는 새로이 형성되고 있는 초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부분 중국산 제품인 이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한국제품이라는 이미지가 호소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 회사는 혁신적인 신규 사업을 마치 기존 사업에서 업데이트된 신제품이 나온 것처럼 하였다. 첫해에 시장의 상위권 업체가 될 정도로 판매목표가 높았고, 이에 따라 생산 물량도 높게 잡았다. 따라서 부품 물량, 판매망 등 모든 것을 높게 잡았다. 제품도 동시에 여러 크기, 색상, 옵션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런 높은 목표를 달성할 마케팅 전략과 실행을 위해 필자를 초청한 것이었지만, 필자가 가서 한 일은 정반대였다. 사업 목표를 낮추고, 제품을 단순화하였다. 출시 초기 사업계획은 많이 파는 것보다 시장을 시험하고 배우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공들여 개발한 제품이었지만 출시 후 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되었다. 회사가 생각한 것과 고객의 니즈가 다른 점도 많이 알게 되었다. 필자의 예상대로 첫 제품은 성공하지 못하였고, 대신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만약 원래의 사업계획대로 제품을 생산했더라면 훨씬 큰 부담이 될 뻔 하였다.

신제품의 기획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가설이다. 이 가설을 어떻게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검증할 것인가가 혁신자의 질문이 되어야 한다. 가설을 검증하는 방법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고객에게 물어보는 전통적인 시장조사가 될 수도 있고, 간단한 시제품을 만들어서 써보게 하는 방법도 있다. 단순한 베타버전 제품을 출시해서 반응을 보는 방법도 있다.

어떤 방법이 되었건 잊지 말 것은 최대한 적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의 가설이 다 맞을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으로 2년을 버틸 수 있다고 할 때, 6개월마다 아이디어를 바꾸어서 (피벗, pivot) 검증할 수 있으면 4번의 시행착오가 가능하다. 1년마다 아이디어를 바꿀 수 있으면 2번 할 수 있다. 한 아이디어에 2년이 걸린다면 딱 한번 시도하고 실패하면 끝이다.

 

(Product/Market Fit (3) 틀렸다면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