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Market Fit (3) 틀렸다면 어떻게?

PMF를 이루지 못함을 알게 되면 빨리 바꾸어야 한다. 소위 피벗(pivot)이라고 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무엇을 바꾸어야 하나? Product/Market Fit의 앞부분이 말해주듯이, 두가지 방향이 있을 수 있다.

1. 시장을 바꾼다

제품이 성공적이지 못함을 알게 되었을 때 보통의 반응은 제품을 수정하는 것이다. “우리 제품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아서 고객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보다 먼저 생각할 것은 타겟 시장을 바꾸는 것이다. 제품을 바꾸는 것은 보통 더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성공적인 가상화폐 기반 해외 송금 서비스 업체인 빗페사(Bitpesa)는 2013년에 창업한 후 초기에는 소비자 해외송금(remittance)에 주력하였다. 해외에서 일하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본국의 가족에게 송금할 때 지불하는 10% 이상의 수수료를 비트코인을 이용하여 낮추어 준다는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1년 이상 운영하면서 발견한 것은 소비자들보다 중소기업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해외송금 필요를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다른 나라와 거래를 하는 사업체들인데, 그들도 효율적인 해외송금이 어려웠던 것이다.

빗페사는 사업용 해외송금으로 주력 시장을 바꾸었고, 2017년 월 25% 성장을 하는 고성장을 하고있다.

2. 제품을 바꾼다

우리 제품을 좋아할 다른 고객군이 없다면, 제품을 고친다. 타겟 고객이 더 필요로 할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페이팔은 초기에 팜 파일럿 간의 송금 서비스로 시작하였다. 팜파일럿은 일정, 연락처, 메모 등을 할 수 있는 기기로서 90년대말에 유행하던 PDA(개인용 정보 단말기)였다. 페이팔 창업자들은 팜파일럿 사용자들간에 적외선 빔으로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전자지갑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모델의 잠재력이 제한적임을 깨달은 후, 팜파일럿 송금 외에 이메일로 어디에서나 친구들 사이에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함께 선보였고 이름을 페이팔로 지었다.

이메일 송금이 성공을 거두기 시작하였고, 이후에 사람들이 이베이 전자상거래를 위한 결제 솔루션으로 활용되면서 결정적인 성공을 거두게 된다. (초기 이베이는 자체 결제 솔루션이 없었다. 구매자와 판매자들은 우편으로 수표를 주고받았고 대금 결제에 열흘 이상 걸리는 일은 흔했다.)

타겟 시장과 제품을 모두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지마켓의 초기 사업모델은 경매와 역경매가 혼합된 전자상거래였고 이름도 (지마켓이 아닌) 구스닥이었다. 특히 표준화된 전자제품이 경매와 잘 맞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리 셀러들은 경매에 별 호응을 보이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좋은 생각 소재다.)

이후 역경매를 탈피하여 지마켓의 이름으로 새로운 사업모델인 오픈마켓으로 변화하였다. 지마켓을 연 다음에도 여전히 가전제품이 타겟이었다. 옷도 조금 취급했지만 다른 쇼핑몰들처럼 유명 쇼핑몰 중심이었다. 하지만 동대문 의류로 타겟을 바꾼 후에 성공을 거두기 시작하였다.

많은 중소 판매상들이 전자상거래를 활용할 수 있게 한 것, 그리고 유명의류와 달리 판로가 제한적인 동대문 의류들의 판로가 된 것, 튼튼하고 비싼 옷을 적게 사기보다 싸고 예쁜 옷들을 자주 사는 새로운 소비자 트렌드 등이 맞물려 고성장 궤도에 들어섰다.

사실 타겟시장을 바꾸면 제품도 조금은 고쳐야 하는 경우가 많고, 제품을 바꾸면 타겟 고객이나 타겟 니즈가 약간이라도 바뀌는 경우가 많다.

한번에 정답을 맞추는 일은 어렵고 드물다. 그러므로 내 제품을 많이 파는 데에만 집착하지 말고, 내 제품이라는 가설을 검증한다는 느낌으로 초기에는 접근해야 한다.

빗페사, 페이팔, 지마켓이 피벗에 성공한 것은 사업모델을 수정할 시간과 여력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즉, 성공하지 못한 사업모델에 너무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시 얘기하지만, 혁신자의 제 1 과제는 Product/Market Fit을 이루는 것이다.

 

(Product/Market Fit (1) 혁신자의 제 1 과제)